오늘의 조선
그가 받은 편지 (1)
202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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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받은 편지
(1)


밤은 소리없이 깊어가고있었다.
평양의학대학병원 의사 고문식은 한통의 편지에서 좀처럼 눈길을 떼지 못하고있었다. 한달전에 그가 수술한 환자에게서 온 편지였다.
뜻밖의 일로 오른팔을 상하여 자기 이름 석자도 쓰기 힘들어하던 녀인이 직접 편지를 보냈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반가왔다.
편지의 글줄을 더듬을수록 환자를 처음 만나던 때가 돌이켜졌다.
그날 입원환자들을 접수받기 위해 외래치료실에 들어서던 그는 놀라와하는 과장의 목소리에 걸음을 멈추었다.
《그러니 아주머니는 팔을 기어이 잘라달라는겁니까.》
그러자 마주선 녀인은 눈물을 머금고 대답했다.
《예, 이런 고통속에 사느니 차라리…》
한동안 침묵이 흐른 끝에 과장이 다시한번 생각해보는게 어떻겠는가고 녀인을 타이르는것이였다.
그러자 녀인은 이미 여러 병원을 다녀보았다고, 여기서도 다른 방도가 없지 않은가고 하며 도리여 과장을 설복하려 들었다.
이야기를 마친 과장의 얼굴에 비낀 짙은 그늘을 고문식은 어렵지 않게 의식할수 있었다.